
우리는 종종 감정을 다루는 법을 오해한 채 살아간다. 슬픔은 참아야 하고, 분노는 숨겨야 하며, 외로움은 티내지 말아야 한다는 말들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.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척 잘 지내는 것 같지만, 마음 한구석에는 설명할 수 없는 무게가 눌려 있다. 사람들은 말한다. “화를 내면 안 돼”, “이건 내가 감당해야 해”, “이런 감정은 없어져야 해.” 그런데 마음은, 사실 그런 판단을 하지 않는다. 감정이란 건 옳고 그름의 영역이 아니라, 그저 있는 그대로 ‘느껴져야’ 하는 흐름일 뿐이다. 누군가의 한마디에 서운해진 마음도, 뜻대로 되지 않아 쌓이는 짜증도, 가끔 이유 없이 밀려드는 공허함도 그 자체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우리에게 온다. 문제는 감정보다 ‘판단’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