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상처는 마음의 흔적이다. 우리가 느끼는 고통은 단지 아픈 감정 그 자체가 아니라, 그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 애써 외면하고 버틴 시간들의 무게에서 비롯된다. 처음에는 그저 피하고 싶었고, 나만 빼고 모두 괜찮아 보이는 세상 앞에서 나는 왜 이렇게 무너지는지 몰랐으며, 그 무너짐을 부끄럽다고 여겼다. 그래서 침묵했고, 애써 웃었고,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살아냈다. 하지만 마음은 거짓을 오래 견디지 못한다. 아무리 덮어두어도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, 방향만 바꿔 내 안에서 또 다른 아픔이 되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. 그렇게 우리는 알게 된다. 상처를 피하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그것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일이라는 걸. 결국 마음은 고통을 회피하기보다 그것을 품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조금씩 진화해간다. 누군가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