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냥 괜찮지 않아도 괜찮은 날들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. 특별히 무슨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, 마음이 무겁고 몸이 축 처지고, 세상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날. 그런 날은 자꾸만 침대 속으로 숨고 싶어진다. 괜히 눈물이 날 것 같고,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데, 말 한마디 꺼낼 기운조차 없어져 버린다. 우울이라는 감정은 그렇게 말없이 우리 곁에 다가와 마음 한켠을 천천히 잠식한다. 마치 짙은 안개처럼. 우울한 날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. 그 감정은 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,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내면의 반응이다. 그러니 우울을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. 오히려 그런 날일수록 내 마음을 더 조심히 들여다보고, 다정하게 쓰다듬어줘야 한다. 그저 이 감정을 견..